너는 꾹꾹 눌러 담지 못하고 누설하고 있다
욕심 사나운 시어머니를
숨겨진 전설을

나무들은 마음속에 품은 여러 생각으로 누워
명상에 잠기고 
깊은 숲속은 너의 소리뿐
나무들은 잎을 따다 귓속을 틀어막는다

너는 주술에 걸려들었구나
저녁 어스름 고요한 적막에 홀려서
미풍에 실려 오는 떼죽나무꽃 향기에 취해서

짙푸른 칼에 상처 입은 너
적막의 소란스러움을 기억하는가
앞산, 공허한 정적을 쩍쩍 찍어대며
소쩍새가 울기 시작한다

정채경
•전남 목포 출생
•2006년 ‘열린시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 시집 ‘라이브 뮤직 위에 장례예식장이 있다’
•제3회 주택관리사 현직 아파트 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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