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221>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올마이티(Almighty)라는 단어는 성경의 하나님의 전능함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야구에서는 타자가 한 경기에서 1루타ㆍ2루타ㆍ3루타ㆍ홈런 등 모든 종류의 안타를 친다면 타자로서는 전능하지 않느냐는 의미로 올마이티 히트 또는 사이클 히트(cycle hit)라고 합니다. 한 경기에서 종류에 관계없이 두 개 이상의 안타를 치면 멀티히트(Multi hit), 축구에서 2골 이상을 넣으면 멀티 골이라고 해 우수한 선수로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전능할 수 없고, 특히 선택의 연속인 관리업무는 그 업무의 다양성으로 인해 더욱 전능할 수 없습니다.

1.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
요즘 고의성이 없는 아주 사소한 실수도 과태료 처분을 한다며 불평을 합니다. 감사는 해야 할 일을 빠짐없이 할 것을 요구하므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규정에 어긋나면 지적을 하고, 처벌규정이 있으면 처벌할 수밖에 없는 것이 공무원의 일이니 불평만 할 수는 없는데 문제는 처벌규정이 너무 시시콜콜한 것까지 업무에 간섭해 입대의나 관리사무소장, 관리주체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입찰에 참여한 업체에 각서 한 장도 추가로 받지 못하게 하니 관리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 없게 됩니다. 국가계약법이나 지방계약법은 입찰절차와 계약방법을 정하고 있는데 입찰주체인 공무원에 대해서는 직접 벌칙을 정하지 않고 부정행위가 있으면 형법과 징계 등으로 처벌합니다. 관리는 공무원이 아님에도 사업자 선정지침 위반을 질서위반으로 처벌하고 이를 행정처분으로 인정해 입찰을 제한하는 것은 정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2. 부정행위(Cheating)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2018년에 관리사무소장 33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잘 할 수 있는 업무로 시설관리 36%, 대표와 민원관리 48%, 법률업무 13%를 들었고, 미흡하거나 더 공부가 필요한 업무로 법률 50%, 시설관리 21%, 민원관리 8%, 조경관리 20%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관리업무에 있어서는 전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사이클링 히트는 의지와 능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고, 230종이 넘는 업무를 처리하면서 결점이 없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계약서의 미공개를 처벌하는데 여러 계약서 중에서 실수로 하나의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처벌하니, 단순히 공부가 미숙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더구나 각종 규정을 해석하는 기본인 법리가 공부돼 있는 사람은 드문 상태에서 권한 있는 관공서라고 감독을 아무 생각 없이 따르지 않으면 처벌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법의 최종 해석권자인 재판을 통하라고 하니 번거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모든 규정을 완벽하게 공부하기 어려운데 부정행위를 하려고 해도 아는 것이 생각나지 않을 때 하는 것이지 모르면 그것도 안 됩니다.

3. 관리업무는 최소한 멀티(Multi)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멀티플레이어는 전능하지는 않아도 여러 가지에 능통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관리업무를 하려면 민법·회계원리, 시설개론 및 13가지의 법령과 인사, 행정, 시설관리 등 관리실무를 공부하고 시험에 합격해야 주택관리사가 됩니다. 세부적으로는 39가지를 시험과목으로 정하고 있는데 과연 나는 몇 가지 분야에서 능통한가요? 합격이 중요하니 과락을 면하기 위해 40점을 목표로 공부했던 과목은 보완돼 있나요? 누구라도 39가지를 모두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또 관리업무는 올마이티 히터를 원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몇 가지 분야는 평균 이상의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즉 멀티플레이어는 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어떤 능력을 직접 갖추고 나머지는 다른 전문가의 힘을 빌릴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일부는 80점 이상 우수한 성적을 받아야지 모든 과목을 과락만 면하는 평균인이 돼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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