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자결재의 모든 것 (5)

2017년도, 2018년도 서울시에 아파트 전자결재 시범서비스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우리 아파트는 이미 회계프로그램을 쓰고 있는데 아파트 전자결재가 굳이 필요하느냐”는 것이었다.
아파트에서 관리비 부과와 고지를 위해 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한 지는 꽤 오래됐다. PC가 보급되면서 관리비를 계산하고 각 가구에 배포할 관리비 고지서를 출력하며 몇 가지 값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산을 해준다. 계산기와 수기로 작성하던 것에 비하면 작성자의 실수가 줄었고 어렵던 일이 쉬워졌다. 그렇지만 아파트 관리행정에 대한 불신은 줄지 않았고, 아파트 비리 의혹에 대한 기사는 여전히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아파트 외벽이 낡아 도색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우선 벽이 낡았다는 내용이 적힌 민원기록부가 있을 것이고, 이를 안건으로 올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을 진행했다는 내용이 회의록에 기록될 것이다. 도색공사를 진행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공고를 올릴 것이고, 선정된 업체와의 계약서와 업체가 일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검수, 집행한 금액이 적힌 지출품의서 등 하나의 사안에 대해 일련의 과정마다 기록물이 생길 것이다. 
위의 과정은 아래 그림과 같이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실제는 훨씬 많은 단계로 구성된다).

 

모든 과정마다 입대의 회의를 통해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 왜 필요한지 ▲해결을 위해 어떤 기획안들이 있는지, 어떤 이유에서 선정 또는 배제됐는지 ▲어떤 업체가 선정됐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진행과 마무리는 잘 됐는지 ▲하자가 있다면 어떤 약속을 받았는지 등이 논의되고, 이외에도 정형화할 수 없는 다양한 결정들이 문서로 작성돼 의사결정의 대상이 된다.
현재 아파트에서는 업무처리의 중간과정을 모두 종이문서로 작성하고 결재 및 보관하고 있다. 오직 최종 단계인 회계기록만 전산화돼 있다. 
아파트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거나 오해로 분쟁이 생겼을 때 이전 결정들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떤 문제 때문에, 어떤 업체가 업무를 어떻게 진행했고 마무리했는지 등 모든 정보를 검토해야만 한다. 하지만 수기로 작성된 결재문서들은 찾기 어려울 것이고, 회계프로그램에서는 집행 날짜와 금액 정도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회계프로그램은 아파트의 오해와 불신을 없애는 역할을 수행하기엔 부족한 시스템이다. 아파트는 회계집행 외에도 입주민 관리, 시설관리, 입대의 선출, 안전점검, 회의록, 민원관리, 공동체 활성화, 차량통제, 공사입찰, 긴급상황 전파, 주차장 관리 등 다양한 업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 관리되고 있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 각각에 대한 업무처리 과정에 대한 기록이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아파트의 모든 업무는 스마트·전산화돼 입주민들은 더욱 편리해질 것이고 관리사무소는 업무처리가 빨라질 것이다.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명확한 근거를 빠르게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서울시 아파트 전자결재 사용 의무화’ 같은 정책들을 통해 앞으로 아파트 전자결재 기반의 스마트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정착할 것으로 예상한다.

㈜새움소프트  최병진 대표
2006 기업용 그룹웨어 officeON 솔루션 구축
2009 국내 최초 아파트 전자결재 솔루션 운영(아파트123)
2017, 2018 서울시 아파트 전자결재 시범사업 수행
2019 광주광역시 광산구 아파트 전자결재 시범사업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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