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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리는 길을 지켜보다

기사승인 [1136호] 2019.09.04  1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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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가 있는 풍경

 

정채경

묻혀있던 두레박이 정신없이 올라와 
가마솥에 깊은 샘물을 채우자
내부는 시계추처럼 흔들리다 각오한 듯 
끓는점에 놓여졌다


한동안, 소란스런 진통에 지쳐
침묵으로 빠지던 기와집 한 채
발길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연한 발뒤꿈치가 붉어지도록 분주했던 발길은
멈출 수 없는 일상의 바퀴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임을 모른 채
끝없이 반복되는 계단을 오르내리게 했다

박혀있던 별들이 지붕으로 내려앉자
한 차례 태풍을 몰고 올 고요의 눈이
정신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던

앙칼진 울음소리에 탯줄이 끊기고
노랗게 질린 단감과 가슴에 금이 간 석류
풀잎에서 떨어진 이슬방울들
한 점 한 점 어둠을 물리치며 울타리를 쳤는데

출구 앞에서 몽롱해졌던 
닫혀있던 기억의 대문을 밀어 제치며
갑자기 몸이 환해졌다

정채경 kslee@hapt.co.kr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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