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하루 
미닫이 문틈으로 더운 밤이 
드나든다 싶었는데 
아직 정정하던 이웃 할머니 더위를 버렸다
내색 없이 살던 속마음이 
구월(求月)이었으니 한가위 달 오르기 기다려
집 나선 것도 복이겠다

저잣거리 공동 저울에 제수(祭需) 올리듯
제 목숨 무궁한 허공에 올리면 열 근무게
다섯 근은 늦더위 
서근은 말라버린 빗물
나머지 두 근은 북망산 상엿소리

망자의 지팡이를 저울대에 올리자
상여꾼 어깨가 취한 듯 비틀거렸다

얼음은 산 날까지만 얼음, 
죽는 날부터 물이라는데
할머니의 지팡이가 꼿꼿해졌다
이생에 귀만 열어둔 채, 할머니
달을 만나러 휘적휘적 홑몸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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