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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지구

기사승인 [1144호] 2019.11.06  1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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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가 있는 풍경

둥글게 자전하던 지구가 텔레비전 속에 갇혔다
TV는 밤낮 없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냈다
봐라, 이종 격투기 선수의 눈두덩이가 찢겨
피가 흐르고 코뼈가 주저앉았는데 
완벽하게 세팅된 주방에선 늘, 숨 쉴 틈 없이 
새로운 식욕이 끓어 넘치고

기름진 공간을 벗어난 채널
가슴 탁, 트인 초원에선
긴 골프채로 지구를 날려 보냈다
의료채널에선 이종격투기 선수의 무너졌던
코뼈가 다시 일어서고 마이클 잭슨이 부활해 
아침부터 공중회전그네에서 
손을 흔드는데 

오늘도 늘씬한 배우들이 
성인 채널에서 거짓 신음 토해낼 때 나는 
숨 죽였다 탱크와 미사일이 오가는 CNN 채널
소나기처럼 쏟아졌던 이스라엘의 로켓은 이제
먹구름처럼 폭우를 퍼부었다
적군의 시체를 향해 저주를 퍼붓고
아이들은 축구공처럼 머리를 걷어찼다
평화채널에서 목사는 설교했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고

순간, 지구는 네모라고 우기던 사람이 뛰쳐나와
함부로 외쳤다 코페르니쿠스를 처단하라고

나는 더 이상 집 밖을 궁금해 하지 않았다

정채경 kslee@hapt.co.kr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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