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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수려한 자연이 함께 있는 고창

기사승인 [1151호] 2019.12.25  12: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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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9년도 다 저물어간다. 대지가 차갑게 얼어붙은 12월, 서해바다를 낀 전북 고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서해에서 불어오는 겨울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대지에 다분다분 흰눈이 쌓였다. 그 모습이 동화처럼 아름답다. 그렇게 비산비야(非山非野)의 색다른 풍경을 두루 감상하며 마침내 다다른 곳은 고창읍내에 있는 고창읍성(모양성, 사적 제145호)이다. 

 

▲ 고창읍성 성곽길

3・1운동의 함성이 들렸던 고창읍성

조선 초기에 축조된 고창읍성은 우리나라에서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한 성으로 꼽힌다. 성 둘레에 쓰인 석재는 거의 자연석이다. 동, 서, 북에 3개의 문을 두고 적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성벽의 일부를 네모지게 또는 반달꼴로 밖으로 내어 쌓은 것이 특징이다. 성문 앞에는 옹성을 둘러쌓아 적으로부터 성문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성 내는 관아만 만들고 주민들은 성 밖에서 생활하다가 유사시 성 안으로 들어와서 함께 싸우며 살 수 있도록 4개의 우물과 2개의 연못을 만들어 놨다. 
축성 당시 동헌과 객사 등 22동의 관아 건물이 있었으나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고 일부만 남아 있다. 현재 남아 있는 14동의 성곽 건물들(관아, 동헌, 내아 등)은 1976년부터 복원 정비한 것들이다. 높이가 6m에 달하는 성 둑에 올라서면 고창읍내와 넓은 평야가 한눈에 바라보인다. 성 답사는 성곽 밖, 성벽 위, 성안 솔숲길 등 선택하며 돌 수 있다. 인적 드문 산책길은 호젓하고 아름답다. 성곽에서 바라보는 고창읍내의 전경도 시원스럽다. 
고창읍성 한쪽에는 3·1독립 만세터를 알리는 비석이 서있다. 1919년 3월 21일 김승옥, 오동균, 김창규 등의 주도하에 고창청년회원, 고창보통학교 학생 200여 명이 이곳 읍성 북치광장에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 

▲ 무장읍성 남문

고창읍성 한켠에는 이 고장이 낳은 판소리의 대가, 동리 신재효(申在孝,1812∼1884) 고택이 자리하고 있다. 신재효는 이곳에서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가루지기타령, 토끼타령, 적벽가 등 여섯 마당의 가사를 정리하고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고택 옆에 한국의 판소리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판소리박물관이 있다. 
한편 고창 관내에는 적을 막기 위해 쌓은 성이 하나 더 있으니 무장면 성내리의 무장읍성이다. 우리나라의 읍성 중 제작연대가 정확하게 알려진 유일한 읍성이다. 조선 태조 때 빈번하게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2만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견고하게 만들었다. 1.4㎞의 둘레를 따라 일부는 석축 성곽(진무루 주변)으로 둘렀고 나머지 대부분은 흙으로 다져진 토성이다. 고창읍성과 무장읍성, 선조들의 애환이 어린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옛 무덤과 고창이 배출한 인물

 

▲ 도산리마을 북방식 고인돌

고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의 고장이기도 하다. 고인돌은 수천 년 전의 공동묘지다. 지석묘(支石墓)라고도 불리며 몇 개의 받침돌 위에 한 개의 넓고 커다란 덮개돌을 얹어 놓은 선사시대의 무덤양식이다. 2,000여 개에 달하는 고인돌은 고창을 세계 속의 도시로 각인시켰다. 먼저 고인돌박물관에 들러 고인돌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는 게 순서다. 선사시대의 생활상과 고인돌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 가까운 아산면 상갑리와 고창읍 매산리에는 고창군 일대에 흩어져 있는 고인돌 가운데 500여 기의 고인돌이 밀집해 있다. 고창 고인돌은 크기와 형태에 따라 북방식(탁자식), 남방식(바둑판식), 주형지석, 위석식, 지상석곽식 등으로 나뉜다. 특히 지상석곽식은 고창에서만 볼 수 있는 고인돌로 여러 장의 판석으로 무덤방을 만들었다. 많고 많은 고인돌 가운데 고창읍 도산리의 한 마을 뒤편에 서 있는 북방식 고인돌 한 기와 동양에서 가장 크다는 운곡 지석묘 한 기가 눈길을 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도산리 고인돌은 넓은 판석 2개를 세로로 세우고 그 위에 상석을 얹은 형태다. 수천 년 역사를 침묵으로 보여주고 있다. 고인돌박물관에서 4㎞ 거리에 있는 운곡 지석묘는 높이 5m, 둘레 16m, 무게는 무려 300여 톤에 달한다. 어떻게 만들어 옮겨왔는지 현대과학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다. 
고창하면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을 떠올리게 된다. 미당이 나고 자란 고향마을(질마재) 폐교 터엔 미당 시문학관(고창군 선운리)이 들어서 있다. 미당의 시들과 그의 유품, 생전의 모습 등이 전시돼 있다. 시인은 그의 산문시 ‘질마재 신화’에서 이곳 선운리를 자세하게 써 놨다. ‘질마재신화’는 총 45편으로 구성된 미당의 대표작이다. 선생은 이 시집에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거니와 시구 곳곳에서 보이는 방언과 구어는 자신의 내밀한 경험과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다.  
항일독립운동가 근촌(芹村) 백관수(1889~1961) 선생과 조선 영·정조 때의 실학자 이재(頤齋) 황윤석(1729~1791) 선생도 고창이 배출한 걸출한 인물이다. 성내면 조동리와 덕산리에 있는 두 사람의 고택은 아직도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뜻있는 이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황윤석은 문학 · 경제·종교·천문·지리·풍수·의학 등에 능통했던 학자로서 ‘이재난고’ ‘자지록’ ‘산뢰잡고’ 등 30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대한민국 2대 부통령을 지냈으며 동아일보사와 고려대학교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1891∼1955년) 선생도 고창 출신이다. 안채, 사랑채, 곳간, 행랑채 등 두 채의 집으로 이뤄진 인촌 생가는 호남 토호의 집 규모를 보여준다.

 

▲ 선운산 도솔암


동화 같은 산과 바다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선운산과 그 아래 포근히 안긴 선운사는 고창을 대표하는 명소다. 변산과 곰소만을 사이에 두고 치솟은 선운산은 천왕봉, 여래봉, 인경봉, 구황봉, 노적봉 같은 크고 작은 봉우리가 띠를 두른 듯 이어져 있고 진흥굴, 도솔암 등 명소들이 산자락 깊숙이 박혀 있어 언제 찾아도 그윽한 맛을 풍긴다. 선운산은 도솔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도솔이란 말은 불가의 도솔천에서 나왔다. ‘미륵보살이 머문다’는 뜻이다. 선운(禪雲)이란 이름도 고찰 선운사에서 따온 것이다. 

▲ 명사십리길

이번에는 내륙을 벗어나 바다로 가본다. 상하면 자룡리에 펼쳐진 구시포 해변. 물이 밀려 내려간 모래밭은 마치 사막 같다. 북쪽 방파제 뒤로 나 있는 너른 모래밭은 명사십리로 불린다. 명사십리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하다. 바람이라도 불면 모래가 파도처럼 몰아친다. 구시포엔 여느 곳엔 없는 독특한 볼거리가 있다. 바로 여행의 피로를 풀기 좋은 해수찜이다. 해수찜은 바닷물의 뛰어난 삼투압 효과로 혈액순환과 피부 미용에 그만이다. 구시포 일대는 전국에서 바닷물 염도가 가장 높아 해수찜의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해수찜은 보통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구시포에서 명사십리 옆길을 따라 해리면 쪽으로 간다. 궁산저수지가 보이는 삼거리에서 동호해변으로 우회전해 계속 가면 오른쪽에 해리염전이 보인다. 바둑판처럼 나뉜 염전의 허름한 소금창고들은 시간의 흐름마저 되돌린 듯 쓸쓸한 풍경이다. 여기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갯벌마을(심원면 하전리, 서전마을)이 나온다. 물이 빠지면 1,200ha의 갯벌이 펼쳐진다. 이곳 갯벌은 여느 갯벌과는 조금 다른데, 펄이 단단해 발이 빠지지 않는다. 마을에는 230여 가구 600여 주민이 살고 있는데, 그네들은 드넓은 갯벌에서 연간 4,000여 톤의 바지락을 거둔다. 수확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 
상하면에 있는 상하농원은 미래 한국 농촌의 모습을 보여주는 체험형 힐링 공간이다. 농업(1차 산업), 제조업(2차 산업), 서비스업(3차 산업)이 한데 어우러진 곳으로 공방에서 과일·빵·햄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고 파머스 마켓에선 상하의 제품과 지역 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또 다양한 음식을 내놓는 레스토랑과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동물 농장도 갖추고 있어 아이들을 둔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아주 좋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하룻밤 지낼 수 있는 파머스빌리지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조촐한 가족행사와 야외웨딩, 팜웨딩도 치를 수 있어 예비 신랑 신부들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522-3698. 홈페이지 www.sanghafarm.co.kr

▲ 고창고인돌 박물관


▲숙박·맛집
선운사 주변이나 고창읍내에 숙박시설이 많다. 주말에는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선운산관광호텔(063-561-3377), 선운산유스호스텔(063-561-3333) 등. 석정휴스파(고창읍 석정리 063-560-7500)는 100% 유기 게르마늄 온천수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온천이다. 고창은 풍천장어 맛이 각별하다. 선운사 입구에 명가풍천장어(063-561-5389), 신덕식당(063-562-1533), 연기식당(063-562-1537) 등 풍천장어 전문점들이 많다. 

김초록  여행객원기자 
southeast293115@naver.com 

 

김초록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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