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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100년 기억을 품은, 돈의문 박물관

기사승인 [1153호] 2020.01.08  13: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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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성문 안, 첫 번째 동네

‘서대문(西大門)’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돈의문(敦義門)’은 조선시대 한양을 둘러싼 성곽의 사대문 가운데 서쪽 큰 문이다. 1396년 처음 세워졌던 문은 1413년에 잠시 폐쇄했다가 1422년에 수리 후 개방했다. 경향신문사 옆 새문안길 건너편 언덕 위에 강북삼성병원 앞이 돈의문의 옛 터다. 새로 지은 문이라고 해서 ‘새 문’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돈의문은 서울 사대문 중에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유일한 문이기도 하다. 1915년 일제 강점기에 도로 직선화 등을 이유로 철거한 뒤 복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돈의문 안쪽의 동네는 ‘새 문’의 안쪽에 있다고 해서 ‘새문안’으로 불렸다. 지금의 종로구 신문로 일대다.

 

과외 소굴에서 식당 골목까지

돈의문 철거와 함께 문 안쪽의 토지 구획 정리가 이뤄졌다. 나라 소유의 큰 필지를 작은 필지로 나누면서 새문안에는 10평 안팎의 도시형 한옥이 다수 생겨났다. 1960~1970년대에는 과외방이 성행하며 ‘과외 소굴’로 불렸다. 주변에 명문 학교와 유명 입시 학원이 많았던 탓에 자연스레 사교육의 중심지가 된 것이다. 1980년대 접어들며 근처에 병원, 방송국, 관공서가 들어오면서 과외방이었던 집들은 주머니 가벼운 서민에게 가성비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식당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재개발 대신 도시 재생으로

광화문과 서대문사거리에 셀 수 없이 많은 고층빌딩이 들어서는 동안에도 이곳은 조용했다. 덕분에 일제강점기 주택부터 1980년대 양옥까지 서울의 근현대 주택을 함께 볼 수 있는 소중한 지역이 됐다. 2003년, 이곳에도 어김없이 개발의 바람이 불었다. 이웃한 교남동 일대와 더불어 ‘돈의문 뉴타운’ 지역으로 선정된 것이다. 뉴타운 지역으로 선정된 이상 전면 철거 후 신축이라는 기존 재개발 방식에 따라 길고 길었던 새문안의 역사도 이름만 남기고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서울시가 재개발조합으로부터 기부받은 부지를 역사문화자산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

 

박물관이 된 마을

마을에는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도심 재생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마을 안의 건물은 최대한 원형을 보존하며 리모델링했다. 보수와 신축 등으로 정리된 가옥은 공연·전시·창작·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일부 집을 허문 자리에는 너른 마당을 만들었다. 마을은 마을전시관(16개동), 체험교육관(9개동), 마을창작소(9개동) 등 세 구역으로 구성돼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은 마을 전시관 16개동이다. 마을 전시관에는 돈의문 일대의 시대별 역사와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돈의문 전시관’과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한 테마 전시관인 ‘독립운동가의 집’을 비롯해 근현대 100년의 기억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6080’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화려한 자개장이 눈에 띄는 안방, 비키니 옷장과 교련복이 놓인 하숙집 쪽방을 그대로 재현한 ‘생활사 전시관’과 옛 이발소 ‘삼거리 이용원’, 추억의 영화를 상영하는 ‘새문안 극장’, 아날로그 게임을 즐기고 손때 묻은 옛 만화책을 넘겨 볼 수 있는 ‘돈의문 콤퓨타게임장(1F) 및 새문안 만화방(2F)’이 대표적이다. 1980년대 결혼식장 분위기의 스튜디오에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서대문 사진관’과 금빛 스탠드 마이크가 길게 세워진 무대 공간이 매력적인 ‘돈의문 구락부(俱樂部)’는 오래된 전통을 새롭게 즐기는 경향인 뉴트로(New-tro) 열풍을 즐기는 젊은 세대에 특히 인기 있는 공간이다. ‘구락부(俱樂部)’는 ‘클럽(Club)’을 한자로 음역한 것으로, 파티, 스포츠, 문화교류를 하던 근대 사교장이다. 돈의문 구락부에는 프랑스인 ‘부래상’과 미국인 ‘윌리엄 W 테일러’ 등 마을에 거주했던 외국인들의 생활 공간도 함께 꾸며져 있다. 

과외 소굴로 불리던 과외방 골목은 다양한 생활 공예를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교육관’이 됐다. 과거에는 지식을, 지금은 문화를 나누는 골목인 셈이다. 도심형 한옥이 들어선 체험교육관 구역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곳에서는 한지공예, 서예, 꽃 공방, 음악 예술, 자수공예, 닥종이 공방, 미술체험, 왕의 차 등을 5,000원에서 1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다. 체험 예약은 돈의문 박물관 마을 홈페이지 또는 현장에서 할 수 있다. ‘마을 창작소’는 재정비 후 2020년 중 다시 운영할 예정이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 
▲주소: 서울시 종로구 송월길 14-3(신문로2가 7-22) 돈의문 박물관 마을 ▲전화: 02-739-6994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무료 입장 ▲도슨트 투어: 매일 오후 2시, 4시 ▲홈페이지: dmvillage.info

이채영 여행객원기자 (여행비밀노트 chaey.net)

이채영 kslee@hapt.co.kr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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