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내 설치된 시설물, 즉 공작물의 설치 관리상 하자가 있는 경우 공작물의 점유자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파트 관리의 최전선에 있는 실무자들은 의문을 표한다. “공동주택의 관리방식은 입대의가 직접 관리하는 자치관리와 전문 주택관리업자에게 용역을 주는 위탁관리로 나뉘는데, 위탁관리 방식을 채택했다면 단지 내 시설물 관리 미흡으로 인한 사고 책임 역시 위탁사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냐”는 것이다. 이런 지적은 일리가 있다.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세대수도 많고 공용부분도 많아 입대의가 모든 것을 챙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전문성을 갖춘 업체에 관리 책임을 일임하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이다. 관리방식을 막론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무조건 입대의 책임이라고 하면 누가 위탁관리를 선호하겠는가.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단지 내 사고를 둘러싸고 아파트 입대의와 위탁사, 보험사까지 참전해 치열한 법리 싸움을 벌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입대의는 단지 내 사건사고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설명한다. 원고는 경북 구미 소재 A아파트 입대의와 단지 급배수설비 누출 손해 등을 보험 특약상의 목적물로 정해 보험계약을
사건·사고는 계절과 장소,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얼핏 평화로워 보이는 아파트 단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위험 요소가 가득하므로 관리주체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입주자대표회의는 공동주택의 입주자 등을 대표해 관리에 관한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자치의결기구다. 공동주택 단지 안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및 도난 사고 등에 대한 책임을 진다. 다만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주택관리업자에 위탁관리를 맡기는 경우가 많아 사고 발생 시 입대의와 위탁관리업체 모두가 책임 당사자로 지목된다.사고 대부분은 단지 내의 시설물, 즉 인공적으로 설치된 공작물로 인해 발생한다. 민법 제758조 제1항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않았을 때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돼 있다.실무에서는 입대의 내지 위탁업체가 공작물 책임을 부담하는 점유자인지 여부가 다툼의 주된 쟁점으로 떠오른다. 이러한 분쟁 양상을 잘 드러내는 사례를 소개한다. 원고 A씨는 전북 전주시의 모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으로 2020년 10월 아파트 복도를 걷
아파트 관리실무영역에서 가장 빈번한 형사사건은 횡령죄일 것이다.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을 개인적인 목적으로 착복한 경우는 물론, 용도 외로 사용해도 업무상 횡령죄로 처벌된다.소위 ‘법을 좀 안다’하는 사람들은 이 지점에서 의문을 제기한다. 장충금을 용도 외로 사용한 사실만으로 불법영득 의사가 인정된다고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자신이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본인 소유인양 처분하려는 의사, 즉 ‘불법영득 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곁들인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자를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 의사를 실현한 것이 돼 횡령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3도4732 판결)나아가 법원은 “장충금은 장기수선계획에 의해 공동주택의 주요시설을 교체하거나 보수하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이는 주택법과 같은 법 시행령 및 그 위임에 따른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따른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아파트 공화국이다. 집값이 치솟든 하락하든 아파트에 대한 국민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국토교통부가 연말 발표한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아파트 거주 비율은 51.9%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높아졌다. 심지어 청년, 신혼부부, 고령 가구를 가리지 않고 아파트 거주를 최우선으로 희망한다. 사람이 모여드는 곳은 어김없이 사건도 몰린다. 필자가 가장 많이 마주하는 것도 아파트 내에서 벌어지는 민형사 사건이다.아파트의 장기수선충당금은 차후 아파트 외벽도 칠하고 승강기 등도 고치기 위해 아파트 소유자들로부터 미리미리 징수해 적립하는 금원이다. 공금인 만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며 그 사용처 역시 법에서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공동주택관리법 제30조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관리주체는 장충금 사용계획서를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작성하고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쳐 장충금을 사용하게 돼 있다. 장기수선계획에 의하지 않거나 수선계획 조정 없이 장충금을 지출했다간 용도 외 사용으로 여겨져 공동주택관리법 위반 및 횡령죄로 처벌될 수 있다.아파트 전체를 위해 사용했어도 사용 목적이 엄격히 정해진 금원을 용도 외로 사용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