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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긴급설문선 “개편 필요없다” 응답 56%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서울시는 지난 1년간 아파트 등 공동주택 경비노동자의 근무교대제와 임금체계에 관한 컨설팅을 실시하고 근무체계 개편안을 제시했다. 경비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줄이면서 관리비 인상부담은 최소화하는 모델이다.컨설팅 실무를 맡은 서울노동권익센터는 아파트 33곳을 선정해 규모와 특성에 맞는 컨설팅을 진행했다. 공인노무사들로 구성된 컨설팅 팀은 단지특성과 형편에 맞는 개편안을 만들고 입주자대표회의에 상세히 설명했다. 개편안 내용은 단지별로 퇴근형 격일제 또는 경비원·관리원 구분제 등 고용노동부의 개편안과 비슷했다.성동구의 A아파트는 컨설팅 결과를 전면수용해 경비원 12명을 전원 관리원으로 전환했다. 당일 근무자 6명 중 3명은 저녁에 퇴근하고, 3명이 24시간 근무 후 하루를 쉬는 ‘주간-당직-비번’ 형태로 개편했다. 서울노동권익센터 관계자는 “노무사들이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A아파트 입대의와 관리사무소가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 A아파트는 세대 당 주차면적이 0.5대로 만성적 주차난을 겪고 있었고 분리수거장을 상시개방하고 있었다. 경비원들은 범죄와 사고예방을 위한 감시적 기능을 거의 상실하고 주차와 재활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이경석 기자
호수 1290
2022.11.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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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6년차 경비원 A씨는 매일 네 종류의 약을 복용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 심장약에 위장약까지다. 68세인 그는 과거 지병이 없었다. 경비직에 몸담은 6년 전부터 커피는 동반자가 됐다. 피로와 잠을 쫓기 위해 하루 대여섯 잔씩 마신다. 새벽에 퇴근하는 A씨는 귀가해 아침 취침이 어려워 소주를 먹기 시작했다. 2~3잔이 1~2병으로 이어졌다. 안주도 모닝 삼겹살로 확대됐다. 전날 잘 챙겨 먹지 못한 자신에 대한 보상이라 여겼다. 아내 역시 안쓰러운 마음에 고기 위주의 아침상을 차려줬다. 그러다 배가 나오고 숨이 차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당장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경고했지만, 그는 퇴근 후 받는 아침 성찬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휴게시간 있어도 편히 쉴 수 있는 아파트 거의 없어밤샘 근무가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안다. 인간의 유전자에는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는 생활이 기본패턴으로 저장돼 있다. 사람의 뇌에는 생체시계가 있어 이 리듬에 맞춰 몸속 세포 하나하나가 활동을 시작하고 마친다.공동주택 경비원의 근무체계는 24시간 근무 후 24시간 휴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급여를 줄이기 위해 업무가 없는 야간에 휴게시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이경석 기자
호수 1289
2022.11.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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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파트신문 주최로 8일 열린 공동주택 경비원 인권증진 전문가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은 경비원 고용안정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비원 일자리가 노인일자리 창출 효과를 보이는 만큼 입주민들의 고용유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근로계약을 근로기준법, 기간제법 등 법률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토론자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이철 서울노동권익센터 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의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태봉 대전경비관리노동조합 사무장= 아파트가 요구하는 관리비 유지, 경비원이 요구하는 고용 유지, 임금 유지를 모두 만족하려면 정부는 정책으로, 지자체는 사업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금도 고령자고용지원금, 시설개선사업 인센티브 등의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핀셋 정책, 공모 형태에 그쳐 전체적인 고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전체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경비노동자 고용지원금, 관리비 부담 완화 지원금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심유리 대전아파트경비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 단장= 경비원들은 3개월 초단기 계약으로 인해 부당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고경희 기자
호수 1289
2022.11.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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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관리 관련 4개 단체장이 아파트 경비원의 단기근로계약 부조리와 부작용을 개선하겠다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아파트신문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역 KTX 별실에서 개최한 ‘아파트 경비원 인권증진 전문가 세미나’에서 김원일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회장, 조만현 한국주택관리협회 회장, 동중영 한국경비협회 회장, 이선미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협회장은 경비원 단기계약의 부조리와 부작용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개선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4개 단체장은 공동선언문에서 “공동주택 경비원의 고용안정이 경비원 권익증진의 선결과제라는 점을 인식한다”면서 “1, 3개월의 단기 쪼개기 계약의 부조리를 타파하고 부작용을 개선하는데 4개 단체장이 앞장서겠다”고 천명했다. 3개항의 ‘공동주택 경비원 단기계약 관행 타파를 위한 관련 단체장 공동선언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공동주택 관리 관련 4개 단체장은 공동주택 경비원의 고용안정과 권익을 위해 초단기계약, 이른바 쪼개기 근로계약의 부조리와 부작용을 개선하는데 뜻을 같이하고 다음과 같이 공동선언문을 발표한다.”1. 우리는 공동주택 경비원의 고용안정이 경비원 권익증진의 선결과제라는 점을 인식한다.2. 우리는 공동주택 경비원에 대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89
2022.11.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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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개최된 한국아파트신문사 주최 경비원 인권증진 세미나에서 전필녀 부산노동권익센터 연구위원이 발제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아파트 경비원의 열악하고 불리한 노동조건 뒤에는 용역회사에 의한 간접고용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이 구조가 단기계약근로(일명 ‘쪼개기 계약’)와 용역업체 변경 시 해고 등 고용 불안정과 노동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령화되는 한국 사회에서 다수의 고령층 남성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종사한다. 일의 대가를 제대로 받고 인간적인 대우가 뒷받침되는 경비노동을 정립하기 위해 아파트 경비원의 노동환경 실태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비노동자의 고용 현황아파트 경비원의 실질적 사용자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지만 입대의가 위탁회사나 용역회사를 통해 경비원을 간접 고용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위탁·용역업체 변경 시 아파트 경비원의 해고 문제가 발생한다.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용방식에 있어 입대의에서 직고용하는 경우가 17.6%, 위탁회사나 용역회사에서 고용하는 경우가 81.8%였다. 근로계약 기한의 정함이 있다는 응답이 90%를 상회했다. 계약기간은 3개월이 68.5%로 가장 많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4~6개월이 20.4%,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89
2022.11.0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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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아파트 경비초소에서 밥을 먹으면 입주민들이 음식 냄새가 난다고 싫어하고, 지하 휴게실에 내려가서 먹자니 석면 가루가 날리고 쥐가 다니고, 공동휴게실에서 먹자니 코로나 때문에 걱정입니다.”최근 기자와 만난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의 A경비원은 휴게실이라고 만들어졌어도 제대로 쉴 곳은 없다고 한탄했다. 지난 8월 18일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일부 개정돼 시행되면서 근로자 휴게시설 설치의무를 갖는 사업주는 규정에 따른 휴게소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석 달이 다 돼가도 현실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쉴 만한 여건이 안 되는 곳에 휴게실 간판만 내걸었거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아파트가 여전히 많았다. 기자가 직접 찾아가 본 지하 휴게실은 주차장 혹은 창고 자투리 공간이나 위험한 전기 배전실 한곳에 패널로 벽을 세워 만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비원들은 오수관 등 각종 배관이 어지럽게 연결된 천장 아래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있었다. 법규와 현실은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휴게실이 미비한 아파트 숫자를 헤아릴 수도 없다. 여러 아파트 경비원이 “휴게실 꼴이 말이 아니어서 차마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각 지역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지혜 기자
호수 1288
2022.11.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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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노동자의 업무 범위와 관련한 개정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한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동시에 충남 천안경비협의회 대표로 활동하며 경험한 바로는 개정 시행령이 시대착오적이다. 경비원의 감시·단속적 업무 외에 공동주택 관리에 필요한 업무라고 명시한 업무 중 △청소 및 미화 보조 △재활용 분리배출 △안내문 게시 등 3가지 항목은 경비원들 사이에서 불합리하고 부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시행령 개정으로 경비 업무가 명확해짐에 따라 감시근로자인 경비원의 업무가 대폭 늘어났다. 아파트관리비 절감을 이유로 무리하게 관리 인력을 감축했기 때문이다. 위 세 가지 항목은 관리직원들이 처리해오던 일이었다. 종전에는 관리주체가 경비원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던 업무였다. 청소 및 미화 보조에 속한 업무는 잡초 제거, 낙엽 청소, 단지 내 쓰레기 수거, 제설작업 등이다. 경비원은 관리업무 보조나 미화원이 아닌데도 시행령 개정으로 경비원에게 청소를 시켜도 되게 됐다. 근로조건이 더 퇴보한 셈이다. 그 사이 청소원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특히 겨울철 경비원에게 제설 및 염화칼슘 도포 작업을 전담시키는 것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야간 휴게시간을 단지 내 전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홍창선 충남 천안경비협의회 대표
호수 1287
2022.11.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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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다.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의 과제다. 나는 60대 후반 이 고민을 하면서 경제적·신체적 여건을 고려해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건강을 위해 몸을 쓰는 일, 늦은 나이까지 할 수 있는 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일을 찾는 것이다. 이런 원칙에 맞춰 몇 년 동안 몸을 쓰는 일이라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았다. 어떤 일은 일당은 괜찮으나 안정적이지 않았다. 또 어떤 일은 배우는 재미는 있으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소위 3D업종을 전전한 끝에 내린 결론은 경비직이었다. 매월 자녀들에게 손 내밀지 않고 자립할 정도의 수입은 보장되고 건강만 잘 유지하면 비교적 오래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여겨졌다.3일간의 신임경비교육을 받고 경비원이 된 지 3년 반이 지났다. 처음 근무한 아파트는 4개월 만에 그만뒀다. 70세 정년에 걸려 그만두는 동료들을 여럿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업소개소에 가능한 정년 없이 오래도록 근무할 곳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해 현재 아파트로 오게 됐다.이 아파트에 온 지 만 3년이 지났다. 다행히 이곳은 나보다 연배가 높은 분들이 있었고 이들 모두 10년 이상 근무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경비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영철 서울 목동4단지아파트 경비원
호수 1287
2022.11.0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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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아파트 등 공동주택 경비원에 대한 갑질을 근절한다는 명분 아래 개정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업무만 더 늘어났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2년 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고 최희석 씨는 입주민으로부터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공동주택 경비원의 업무범위를 명확히 정해 부당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이 시행됐다. ‘경비원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개정 시행령에는 경비원에게 시킬 수 있는 업무로 경비업무와 함께 청소·미화보조, 분리수거, 안내문 게시 및 우편함 투입 등이 포함됐다. 이 시행령은 당초 취지와는 달리 경비원의 업무 부담을 늘리는 부작용이 크다고 현장에서는 지적한다.홍창선 경비원(천안경비협의회 대표)은 개정 시행령에 대해 “업무범위가 늘어난 반면 처우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불합리한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던 분리수거, 우편물 게시 등의 일이 경비원의 업무에 포함되니 관리 및 미화 인력을 감축한 뒤 경비원에게 이 업무를 전담시키고 있다”고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박상현 기자
호수 1287
2022.11.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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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70대 중반의 나이에 충남 천안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지금은 경비원의 현실 상황이 많이 알려져 있다. 더 많은 분이 경비원들의 고충을 더욱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근무 경험담을 직접 써본다.나는 전북에서 2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한 후에 30년 이상 목회 활동을 했다. 이렇게 저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덧 70세가 됐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건강했다. 아직 쉴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해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스스로는 젊다고 생각했지만 불러주는 회사는 없었다. 그러던 차에 지인이 “경비 일은 어떻겠는가”라고 권유했다. 바로 노인일자리센터에 문을 두드려 일자리를 알아봤고 A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서 첫 근무를 시작하게 됐다. 그때가 2019년 1월이었다.처음 하는 일이라 서툴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나이에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했다. 관리사무소, 동료들과의 관계도 원만해 경비원 일에 만족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나보다 5살이 많은 동료 경비원을 보며 큰일만 없으면 나도 5년은 더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하지만 희망은 2019년 11월 말 좌절됐다. 경비용역업체가 바뀐다는 소문이 들린 것이다. 관리사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충남 모 아파트 경비원 J씨
호수 1286
2022.10.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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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경기 안양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전원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 아파트는 1000세대가 넘는 규모로 나를 포함해 16명의 경비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최장 근무자는 15년이고 대부분 2년 이상 근무 중이었다. 경비원의 건강상 문제가 아니면 근로계약이 1년 단위로 자동 갱신되고 있었다.근로계약 만료를 앞두고 경비용역 재계약 시즌이 됐다. 경비원들 모두 경비용역업체가 입찰에서 탈락하면 어떡하나 긴장이 되고 입이 바싹 말랐다. 아니나 다를까, 용역업체가 변경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래도 혹시나 고용승계가 될까 싶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근로계약 만료일 10일 전까지도 아무 이야기가 없기에 ‘전원 고용승계가 되는구나’하고 안도했다.하지만 계약 만료 일주일 전 ‘경비원 전원 해고’ 소식을 접하게 됐다. 망연자실했다. 다들 오랫동안 성실히 근무했고 입주민들과의 관계도 원만했기에 실망감과 서운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 인사평가를 통해 일부 경비원을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런데 한두 명도 아니고 전원 해고 통보라니. 동료들은 이유라도 알아야겠다고 관리사무소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새 용역업체와 이야기하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경기 모 아파트 경비원 K씨
호수 1286
2022.10.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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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들의 첫째 희망사항은 계속 근무하기다. 한 아파트에서 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갑자기 그만두게 돼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경비 일자리다. 3개월 간격으로 이뤄지는 근로계약, 2년 간격의 경비용역계약 등으로 인해 현재 근무지에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경비원의 고용불안은 아파트 경비업체의 변경 때 자주 목격된다. 지난 7월 입주자대표회의의 경비원 대량 감축 의결로 논란이 됐던 서울 강북구 A아파트의 경비원들은 결국 1일 근로계약이 종료돼 아파트를 떠났다.A아파트 입대의가 경비업체 용역계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 7월 실시한 입주민 투표 때 58.7%가 ‘통합경비 인력운영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경비원을 87명에서 37명으로 줄이고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안이었다. 입대의는 경비원 감축의 기대효과로 ‘젊은 보안요원을 고용하면 체계적 순찰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이에 경비원들과 강북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는 아파트 게시판에 호소문을 붙이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고용유지 여론을 형성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A아파트에는 입대의의 뜻대로 기존의 경비원 87명 대신 새로운 보안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고경희 기자
호수 1286
2022.10.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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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으로 12년 동안 일하면서 8개 단지 중 5개 단지에서 단기근로계약을 경험했다. 올해 4월부터 근무 중인 아파트에서도 3개월짜리 계약서를 두 번 작성했다. 곧 재계약 시점인데, 계약 연장은 장담할 수 없다. 바로 전과 그전 근무 단지에서도 3개월 계약기간이 끝나자마자 아파트를 떠나야 했다. 계약만기라고 나가라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법적 보호 장치가 없으니 어디에도 하소연하지 못했다. 현재 다수의 경비원이 3개월 단기근로계약을 맺는다. 첫 3개월은 수습 기간이라는 명목이다. 이 기간에 경비원이 용역업체나 입주민들의 마음에 안 들면 우리는 언제든지 해고당할 수 있다. 밉보이지 않기 위해 3개월을 쥐 죽은 듯이 일해도 3개월짜리 계약서를 또 내민다. 수습 기간에 업무능력의 문제가 없었다면 정상적인 계약을 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경력 12년인 나는 여전히 수습사원 기분이다. 경비노동자는 고용불안, 최저임금, 감정노동, 인격 침해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를 포괄적으로 떠안고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 경비노동자는 아파트의 직접고용이 아니라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이다. 이러한 특수한 상황 때문에 문제점이 다수 발생한다. 용역업체나 입주자대표회의는 경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서울 모 아파트 경비원 H씨
호수 1285
2022.10.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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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 10명 중 7명은 3개월 이하 초단기 계약으로 인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부산노동권익센터가 2021년 부산지역 16개 전체 구의 아파트 경비원 611명을 설문조사 한 결과, 이들은 다른 지역보다 더 짧은 근로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계약 기간은 3개월이 68.5%로 가장 많았다. 4~6개월 20.4%, 1개월 3.0%가 뒤를 이었다.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가 2019년 전국 아파트 경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개월 근로계약의 비율이 21.7%였던 것에 비해 더 나빠졌다. 조사 기간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근로계약 기간이 1~2년임을 감안하면 경비노동자 계약기간은 매우 짧은 셈이다. 3개월마다 고용이 결정되다 보니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경비 업무 이외에 다른 업무를 시켜도 이를 마다할 엄두를 못 낸다. ‘민원’은 계약 해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산노동권익센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본연의 방범·안전 업무 외 수행하고 있는 업무가 7가지 이상이었다. 설문조사(복수응답)에 참여한 611명의 경비노동자는 주차관리(564명), 택배 관리(498명), 주변 청소 및 제설(48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박진현 부산노동권익센터 연구위원
호수 1285
2022.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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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비 주제에’ 소리를 들어도 재계약이 안될까 봐 참을 수밖에 없어요. 경비원을 향한 입주민 갑질의 근원은 단기근로계약입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서울 서대문구 한 아파트의 A경비원은 한 입주민으로부터 인격 모독적인 말을 듣던 날을 떠올렸다. 입주민 B씨는 어린 자녀와 함께 지나가던 중 A씨를 가리키며 “너 공부 안 하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고 말했다. A경비원은 화를 꾹 참고 못 들은 척했다. 재계약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입주민과 실랑이를 벌였다가는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서였다. 그는 이런 식으로 입주민의 부당한 대우도 참아가며 일했지만 3개월 계약만기 후 결국 아파트를 떠나야 했다.경비원 12년 차인 A씨는 “그동안 8개 단지에서 일했는데 5개 단지에서 단기계약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올해 4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단지에서도 3개월짜리 계약서를 두 번 작성했다고 한다. A씨는 “최근 2년 사이에 단기근로계약이 부쩍 많아졌다”며 “고용이 안정돼야 경비원의 인권이 향상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경비노동자에 대한 단기근로계약을 반복하는 관행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9년 말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전국 15개 지역의 경비노동자를 대상으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경민 기자
호수 1285
2022.10.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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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년 전 부산의 한 대규모 단지에 경비로 배치됐다. 이 아파트는 입주민들이 착하고 경비미화원들과 유대관계도 좋았다. 조금 힘들지만 경비라는 직업도 해볼 만하다 생각하고 성실히 근무했다. 그러나 지난해 L씨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당선된 때부터 이 아파트 경비·미화원과 관리직원들이 상처 받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회장은 깐깐하고 괴팍한 성격으로 소문났는데 1년 동안 관리사무소장이 4번, 관리과장이 1번 바뀌었다. 직원 일부도 수시로 바뀌었다. 가끔 관리사무소를 들어가면 직원들의 표정이 항상 굳어 있고 웃음기 없는 분위기가 느껴졌다.회장 L씨는 유독 주차단속에 신경을 많이 썼다. 주차단속에 관해 경비원들에게 갖가지 트집을 잡아 못살게 굴었다. 언젠가 회장이 밤중에 불시에 경비반장을 불러 강력 본드 스티커를 지참해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오게 했다. 그는 직접 손전등을 비추면서 차량 등록증이 붙어있지 않는 등 주차위반을 한 차량을 찾아내 반장에게 “스티커를 꾹꾹 눌러 붙이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지하주차장을 돌면서 붙인 불법 주차 스티커는 70~80장 정도였다.이튿날 입주민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며 난리가 났다. 회장은 문제가 되면 관리사무소로 연락하라고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부산 모 아파트 전 경비원 K씨
호수 1284
2022.10.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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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초 밤 근무를 끝내고 자고 있는데 승강기 비상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들고 몇 층이냐고 묻자 “나는 승강기에 갇혀있는데 몇 층인지 모른다”면서 온갖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잠깐 기다려”라는 그의 말을 끝으로 통화가 중단됐다. 그런데 잠시 후 승강기 쪽에서 누군가 튀어나오며 발로 내 가슴을 차는 것이 아닌가. 나는 무방비 상태로 뒤쪽 벽으로 넘어졌다. 그는 뒷짐을 지고 큰소리로 욕설을 하며 나를 추궁했다. 왜 승강기 문이 열리지 않느냐는 것이었다.나이 70세가 되기까지 이런 일을 처음 겪은 나는 충격과 참담함에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다. 당장 경찰서에 뛰어갈까 생각했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알아본 뒤 조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 6시경 퇴근하기 전에 입주민의 발길질 장면이 담긴 CCTV를 확인했다. 승강기 문은 이상이 없었다. 관리사무소장이 휴가라 과장에게 보고했더니 이건 그대로 지나칠 일이 아니라며 분개했다. 과장의 조언대로 근처 정형외과에 가서 진단서를 받아 경찰서 형사계에 가서 사실대로 설명했다. 이날 관리사무소 CCTV 담당자는 내 허락도 없이 동영상을 모 방송사에 보냈다.오후에 가해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당시 술에 취했다면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서울 모 아파트 경비원 J씨
호수 1284
2022.10.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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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의 경비원은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는 걸까. 10만 명에 달하는 아파트 경비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60대 후반. 인생 후반부에 여전히 한 가정의 경제를 끌고 가는 어르신들이다. 이들에 대한 갑질 문제는 하루 이틀이 아니었고 아직도 곳곳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3, 6개월짜리 단기 근로계약을 강요당하는 고용 현장에서 갑질의 양태, 휴게실 환경, 근무시간과 보수 등을 시리즈로 취재, 보도한다. 또 경비업법을 반영해 경비업무를 제한한 결과 아파트 관리비가 오를 것을 우려한 나머지 경비원을 해고하는 등 부작용을 낳는 현장도 들여다본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은 그 양상이 다양하고 끊이질 않는다. 지난 여름 술 취한 입주민이 승강기에서 나와 다짜고짜 경비원에게 발길질하는 장면이 공개돼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다. 그 이후 폭행자와 해당 경비원 및 입주민들은 어떻게 됐을까. 최근 만난 당사자 A 경비원(69)은 “내가 가해자를 용서한 덕인지 현재 입주민들과 관계가 더 좋아졌다”며 “경비업무에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갑질은 창피한 일이란 걸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올봄 부산의 한 아파트 경비미화원 20여 명이 아파트 입구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갑질과 해고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상호 기자
호수 1284
2022.10.1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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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과 나무의 열매에 붉은 기가 살짝 돌기 시작했다. 추석도 지나고 그 험한 태풍도 잘 넘겼으니 이제 제대로 익는 일만 남았다. 일이년 사이에 키를 늘인 가느다란 가지에 마치 물방울처럼 오종종종 매달린 열매들이 경쾌하다. 힘든 고비를 잘 넘겼으니 ‘나 대견하지?’ 하는 표정이다. 그 표정에 무한한 긍정의 얼굴로 답을 해 본다. 역대급 초강력 태풍이란 수식어를 달고, 시시각각 올라오는 힌남노의 경로를 확인하며 태풍과의 일전을 준비했었다. 태풍의 길목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하는 이에게 주어진 숙명 같은 것이다. 태풍대비 매뉴얼은 이미 체화된 지 오래여서 어렵지 않게 대비를 마쳤다. 변수만 없다면 괜찮다 생각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 낮도깨비 같은 변수가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참 많이 느긋해졌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태풍이라는 것에 마음을 졸이고 태풍이 지나고 나서 남아 있는 것들과 시선을 맞추며 살아온 지도 벌써 이십여 년이 넘었다. 이립(而立), 뜻을 세우는 나이 삼십대 초반에 주택관리사의 길로 들어서서 지천명(知天命), 하늘이 내게 내려주신 뜻을 알 나이, 오십이 되고도 대여섯 해가 지났다. 내가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연미 관리사무소장 / 제주 화북1아파트
호수 1282
2022.09.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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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에서 공동주택관리 정책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퇴직한 차관급 공무원과 국회의원 보좌관, 세미 골프 프로가 각각 인생 이모작으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 당시 공동주택 관리를 담당했던 책임자로서 나는 관리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민원 등을 접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분들이 소장으로 근무한다 해도 현실이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돼 걱정이 앞섰다. 그들의 당찬 각오를 반신반의하며 주택관리업체에 연결해줬던 기억이 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기우였다. 그분들은 현재 70세 전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분들과 가끔 통화해보면 단지마다 애로사항은 있다. 어떤 아파트는 세월이 흘러 노후화됐는데, 아파트를 앞으로 어떻게 가꿔나갈지를 두고 어떤 입주민은 리모델링을 주장하고 어떤 입주민은 재건축을 주장한다고 한다. 소장으로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가 어려워 애를 먹기도 한다는 이야기였다.어떤 아파트는 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각종 배관설비 등을 제때 교체하지 않아 녹물이 나오고, 엘리베이터 고장이 잦아 관리비가 더 많이 나왔다고 한다. 또 일부 동대표는 소장을 부하직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기획
김용환
호수 1282
2022.09.29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