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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를 위탁하기 위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회사와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관리회사는 위탁관리계약에 따른 관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관리직원을 채용하게 되고 관리회사의 직원들에 의해서 아파트가 관리된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관리사무소장이나 관리직원은 관리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관행적으로 관리직원의 근로기간은 위탁관리기간과 일치되도록 하거나 위탁관리계약이 종료하는 때로 약정한다. 이러한 관행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점에서 근로기간에 대한 약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 첫째, 근로계약에서 근로기간을 일정 기간으로 정할 수 있다. 이를 기간제 근로계약이라고 하는데, 근로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은 자동적으로 종료하게 된다. 관리직원의 근로계약도 기간제인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근로기간을 위탁관리계약에 맞춰 2년으로 정한 경우 그 기간이 경과하면 근로계약도 자동적으로 종료하게 된다. 그런데 기간제 근로계약이라도 기간이 만료하면 언제나 근로계약이 종료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에 기간제 근로자가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을 갖는다면 사업자가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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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두
호수 1359
2024.04.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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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어느새 물러나고 따스한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4월이 됐습니다. 주택관리사들의 서른네 번째 생일이 돌아왔습니다. April(4월)은 라틴어에서 유래됐는데 ‘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새로운 시작, 도약, 성장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택관리사 제도의 ‘시작’이었던 1990년 4월, 그리고 새로운 ‘도약’이 될 2024년 4월 협회가 만들 역사의 계단에 회원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이 큰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제10대 집행부는 주택관리사의 날을 맞아 주택관리사 제도를 잘 챙기고, 회원이 협회를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수선유지비와 장기수선충당금 사용 구분을 확실하게 해 관리비 등을 용도 외의 목적으로 사용한 자에 대한 과태료 처분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자체에서 과태료 처분 시 과태료 처분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과태료 부과 심의위원회 설치를 입법화하겠습니다. 장기수선 수시 조정 시 입주자대표회의 3분의 2 찬성으로 조정 가능하게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공동주택관리법령 컨설팅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헌법과 배치되는 조항을 찾아서 헌법소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90조 제3항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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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선 협회장/대한주택관리사협회
호수 1359
2024.04.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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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전 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오다 순간 발을 잘못 디뎌 미끄러질 뻔했다. 다행히 세면대 가장자리를 붙잡아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아찔한 경험이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8~2021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고령자 안전사고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사고가 낙상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사고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나도 그 일이 일어난 저녁 당장 미끄럼방지 매트를 구매해 욕실 바닥에 깔았다. 이처럼 집 안에서 미끄러져서 다치는 걸 방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까는 것이다. 특히 아이나 노인이 있는 집에서 미끄럼방지 매트는 단순한 편의용품이 아닌 필수 안전 장비다. 미끄러운 바닥에서 낙상사고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주의로 넘어지는 경우가 많고 노인들은 신체 노화로 균형을 잡기 어려워 넘어지기 쉽다. 그래서 집집마다 이런 매트를 한두 개 정도 바닥에 깔아 놓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끄럼방지 매트를 집안 곳곳에 깔아두면 낙상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향상시킬 수 있다. 미끄럼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장소나 사고 발생 위치에 깔아두면 더욱 안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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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주
호수 1359
2024.04.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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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는 멋진 구절로 시작하는 시가 있다. 청마 유치환의 ‘깃발’이라는 시다. 그런데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는 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아우성’은 그 자체로 ‘소란스럽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고 했으니 말이다.한마디로 ‘소리 없는 아우성’은 양립할 수 없는 단어의 결합인 셈이다. 하지만 시나 노래에서는 가끔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 이처럼 모순되는 어구를 나열하기도 한다. 이를 유식한 말로 ‘형용 모순’이라고 한다. ‘찬란한 슬픔’, ‘아름다운 구속’, ‘작은 거인’ 따위가 ‘형용 모순’의 예라 할 수 있다.가끔 지하철역에서 걷다 보면 이 ‘형용 모순’의 또 다른 예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바로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말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거의 뛰다시피 오르내리는 젊은이들을 볼 때다. 뭐가 저리 바쁠까 하는 안쓰러움과 함께 ‘그렇게 서두를 거면 10분만 더 일찍 나오지 그랬냐’ 하는 꼰대스러운 생각이 들곤 하는 것이다.천천히 서둘러라? 왠지 모순처럼 들린다. 느림과 빠름이라는 전혀 다른 속성을 동일선상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은 원래 ‘페스티나 렌테(Festina lente)’라는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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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배
호수 1359
2024.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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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아파트 입구 계단에 항상 미끄럼 방지용 매트가 깔려 있었다. 그런데 어느 비 오는 날, 매트가 보이지 않았다. 비가 들이치면 바닥이 젖어 주민들이 미끄러져 다칠 수도 있겠다 싶어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00동 현관 입구에 매트가 깔려 있지 않네요. 좀 깔아주시면 좋겠어요.”관리직원은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네”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몇 시간 후 나가는 길에 보니 아직 매트가 깔려 있지 않았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아직 현관에 매트가 깔려 있지 않네요. 빨리 깔아주시면 좋겠습니다.”“좀 기다리세요.”그리고는 또 전화를 끊어 버렸다. 좀 황당하기도 하고 기분도 상해서 관리사무소로 찾아갔다. 사무소에 들어가 보니 직원들이 계속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었고 업무가 많은지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통화했던 직원을 찾아서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많이 바쁘세요?”“지금 관리사무소장님이 공석이라 제가 소장일까지 하고 있어서 조금 바쁩니다. 매트는 금방 깔아 드릴게요.”얼굴을 마주하고 앉으니 대화가 훨씬 부드럽게 느껴졌다. 불만도 없지 않았지만 관리사무소의 풍경을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이렇게 다들 바쁘게 일하시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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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철
호수 1358
2024.04.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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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분쟁위)에 매년 평균 4300건 이상의 하자분쟁 사건이 접수되고 있다. 그중에서 분쟁위로부터 하자 여부 등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받지 못하고 종결(각하)되는 사건의 수가 적지 않다. 각하되는 사건 중 많은 수가 사업주체 등에게 공동주택관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정한 담보책임기간 내에 하자보수 등을 청구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사건들이다. 사업주체는 담보책임기간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 입주자,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 관리단의 청구에 따라 하자를 보수해야 하고(공동주택관리법 제37조 제1항), 입대의 등은 공동주택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 담보책임 기간 내에 사업주체 등에게 하자보수를 청구해야 한다(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따라서 분쟁위는 사건이 접수되면 담보책임기간 도과 여부를 우선 검토하고, 담보책임기간 내에 하자보수를 청구한 사실이 없다면 사건의 성질상 조정 등(하자심사, 하자판정 관련 이의신청, 분쟁조정 또는 분쟁재정)을 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봐 그 신청을 각하한다(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의사・운영에 관한 규칙 제21조 제1항 7호). 그런데 담보책임기간 준수 여부 입증의 문제가 발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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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변호사
호수 1357
2024.04.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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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때는 단순히 질병이 없는 삶을 건강한 삶이라 인식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건강한 삶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 신체・정신・관계적 측면에서 안녕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과거에는 건강성을 영점(0)의 상태로 봤다면 현대인들은 그걸 넘어서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건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를 살아도 현재를 충분히 즐기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바라는 건강한 삶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건강행동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건강행동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 정기적인 운동,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몇 가지 건강행동을 실천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문제는 알지만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잘 안될 때가 많습니다. 건강행동을 저해하는 습관들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며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3시간,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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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호수 1357
2024.04.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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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장충금 사용계획서를 의결 받아야 한다. 총론에서 정한 예기치 못한 긴급한 경우 또는 소액지출금 범위 내의 경우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장기수선계획에 없는 승강기 정기검사 지적사항 보수, 소방시설 정기점검 지적사항 보수, 경로당 싱크대 교체 등에 지출한 경우는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장충금 사용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므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긴급한 경우란 당장 보수하지 않으면 2차 피해가 우려되거나, 입주자 등의 안전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장기수선계획을 조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긴급한 경우라도 지출할 항목이 장기수선계획 항목에 존재하고 있어야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작성하는 의미를 충족하는 것이다.소액지출이란 단지에 설치된 단위 개수가 많고 소액인 항목의 교체 또는 보수할 때다. 장충금 소액지출 한도 내 금액으로 재고를 확보했다가 해당 항목의 교체 또는 보수가 필요할 때 즉시 조치한다. 그런 뒤 재고대장에 기록하고 차기 장기수선계획에 반영하도록 한다.공사 시행을 의결할 때 사용계획서를 의결 받아야 한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 제5항에서 ‘장충금은 관리주체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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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철
호수 1356
2024.04.0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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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은 인사관리 부서가 바빠지는 시기다. 대한민국은 3월에 한 해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재계약이나 신규 계약은 물론, 직원들의 그해 연봉을 협의해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1월이 아닌 3월에 근로관계 정리가 이뤄지는 까닭은 새해 시작과 설날만큼은 속상한 일을 피하게 해주고 싶은 배려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직원에게 징계하려다가도 마침 그 직원의 집안에 우환이 있는 경우, 징계를 미루거나 한 번은 넘어가기로 결정하는 사업주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3월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동안 미뤄왔던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 결론을 내야 하는 시기가 됐다. 봄에는 사업장이나 근로자로부터 관련 상담도 덩달아 많아진다. 예전에는 주로 사업장의 대표나 인사팀장이 방문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근로자의 개인 상담 요청이 부쩍 늘어났다. 경기가 어려운 것도 한몫하겠지만 근로자들의 권리의식과 노동법 관련 지식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는 것이 있어야 의문도 생기고 문제의식도 생긴다.손안의 스마트폰으로 검색만 해도 궁금한 문제에 대한 답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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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변호사
호수 1356
2024.04.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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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은 건물의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를 위해 관리비 공개 의무, 회계감사 의무, 지방자치단체의 관리업무에 대한 감독 권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주체가 관리에 관한 의무를 부담하고 감독의 대상이 된다. 공동주택관리법을 위반한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오피스텔, 상가와 같은 집합건물의 경우도 관리단의 대표자인 관리인이 관리비 공개 의무, 회계감사 의무 등 관리에 관련된 의무를 부담한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같이 집합건물의 관리인이나 아파트의 입대의와 관리주체가 관리업무를 수행할 때 법은 이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관리인이 선출되거나 입대의나 관리주체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집합건물이나 아파트를 관리할 주체가 없어 관리 공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은 관리인 선임이나 입대의 구성 전까지는 시행사에게 관리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법에 따라서 시행사를 부르는 용어에 차이가 있는데, 집합건물법은 시행사를 ‘분양자’라고 부르며(집합건물법 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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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두
호수 1358
2024.03.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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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 집은 단층 주택이다. 마당도 앞뒤로 넓고 텃밭도 있어서 할머니는 늘 종종걸음으로 이곳저곳을 다니며 집안일을 하시곤 했다. 지난 삼일절 연휴에 오랜만에 찾은 할머니 집에서 오랫동안 방치돼 다리가 썩어가는 나무 의자가 새삼 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의자들은 할머니 집 마당 곳곳에 있었다. 기억을 떠올려 보면 그 용도는 매우 다양했다. 워낙 외부 공간이 넓어 빨래를 널 곳이 많으니 할머니는 항상 무거운 빨래를 마당으로 가져와서 널기도 했다. 이럴 때 빨래 바구니를 의자에다 올려뒀다. 할머니는 그 의자에서 텃밭에 오가며 몇 걸음마다 앉아서 쉬기도 했다. 저녁 반찬으로 수확한 채소들을 올려두고 잊어버려 내가 찾아오기도 했다. 제각기 모양도 형태도 달랐던 의자들이 사실은 고된 집안일에서부터 할머니의 체력을 아껴주는 비법이었던 것 같다. 집에서 안전하게 지내며 체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는 동선을 줄여 체력 낭비를 최소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민첩성과 체력의 저하로 한 걸음 걷는 것이 체력적으로 무리가 될 수도 있는 어르신들은 더욱 그렇다. 평소 기억해 두면 좋은 집 안에서 동선을 최소화하는 몇 가지 유용한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생활 공간을 깔끔하고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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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주
호수 1355
2024.03.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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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힘들어. 애들이 정말 말귀를 못 알아들어.”딸애는 가끔 이런 푸념을 늘어놓곤 한다. 일주일에 한 번, 미술학원 강의가 있는 날이면 진이 빠진다고 엄살이다. 가르치는 일은 아무래도 자기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단다. 학원에서 강사로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나면 언젠가는 미술학원을 직접 운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내 기대는 헛된 꿈이 되고 말았다.그게 싫으면 공부를 좀 더 해서 교수가 되는 건 어떻겠냐고 딸의 의중을 떠본 적도 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을 했으니 국내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작품 활동을 하다 보면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도 오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하지만 딸은 요지부동이다. 교수라는 직업도 별로 끌리지 않는다고 했다.딸의 직업은 아트 디렉터.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불러주는 곳이 없으면 곧바로 실업자가 되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그나마 규칙적으로 하는 일이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건데, 딸애는 그 일이 영 마뜩잖은가 보다. 광고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맡아 일할 땐 시쳇말로 ‘영혼을 갈아 넣어’ 밤샘 작업을 해도 힘든 줄 모르겠는데 가르치는 일은 도통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사람의 생각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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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배
호수 1355
2024.03.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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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살다 보니 편한 점이 많지만 간혹 불편한 점도 눈에 띈다. 어린이 놀이터에 널브러진 과자 봉지들, 소공원 벤치에 쏟아진 컵라면 국물, 반려견의 배설물까지. 이런 것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불편하다. 동대표가 되기 전, 평범한 한 입주민으로 살면서 보이는 대로 치웠다. 이 문제를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그러던 중 같이 차 한 잔을 나누던 이웃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줬다.“날짜를 정해서 우리 입주민들이 모여서 청소를 해 보면 어떨까요?”“그런데, 그렇게 자발적으로 나설 입주민들이 있을까요?”내 소극적인 답변에 이웃이 말했다. “어떻게 되든 한번 해 봅시다. 저도 도울 테니까요.” “그래요, 한번 해 봅시다.”말은 했지만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다. 우선 아파트 포털 카페에 내용을 올리고 홍보하기로 했다. ‘우리 아파트 대청소 봉사자 모집’이라는 글의 댓글로 참가자 신청을 받기로 했다. 과연 주민들의 호응을 얼마나 받을지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했다. 글을 올리고 한두 시간이 지나도 댓글은 없었다. ‘그래, 역시 내 예상이 빗나가지는 않았구나’라는 마음으로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포털 카페에 들어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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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철
호수 1354
2024.03.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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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셀리에(Hans Selye)라는 헝가리계 캐나다 학자는 스트레스를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신체 및 정신적 긴장 상태로 정의했다. 개인이 평생 느끼는 스트레스 사건에 관한 연구에서는 질병, 사고, 학업이나 직장에서의 실패와 같이 부정적인 사건들뿐만 아니라 결혼, 이사, 승진 등 긍정적인 사건도 스트레스로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꼭 부정적인 사건으로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항상성을 추구한다. 변화를 최소화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일상의 작은 변화도 우리에게 긴장감을 유발하고 스트레스로 인식될 수 있다.우리의 삶은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로 둘러싸여 있다. 직장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된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풀리지 않거나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할 때,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공격당했다고 느낄 때 분노, 배신 등의 복잡한 감정을 느끼면서 더 높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을까?’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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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호수 1353
2024.03.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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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법 시행령 제46조 제4항에 따르면 아파트 4층 이상인 층의 각 세대가 2개 이상의 직통계단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발코니에 대피공간을 설치해야 한다. 이어 시행령 제46조 제4항의 위임에 따른 발코니 등의 구조변경절차 및 설치기준 제3조 제3항을 보자. 대피공간에 창호를 설치하는 경우 폭 0.7m 이상, 높이 1.0m 이상(구조체에 고정되는 창틀 부분은 제외한다)은 반드시 외기에 개방될 수 있어야 하며, 비상시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경우 피난에 장애가 없는 구조로 설치돼야 한다.그런데 대피공간에 창호를 미서기창으로 설치하는 경우 명확하지 않은 게 있다. 창문을 열고 그 폭을 기준으로 봐야 할지, 혹은 창문 두 짝을 모두 착탈한 후 창문틀과 창문틀 사이의 폭을 기준으로 보고 0.7m 이상으로 하라는 말인지 분명치 않다.국토교통부는 “착탈이 용이한 창호(창틀 제외)에 대해 착탈 후 개방되는 폭이 0.7m 이상, 높이 1m 이상 기준에 적법하면 위 설치기준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 및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는 착탈이 비교적 용이한 창호에 대해서는 창호의 착탈 후 외부에 개방되는 면적을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적합한지 판단해
전문가 기고
김수현 변호사
호수 1353
2024.03.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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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의 하나인 아파트는 우리에게 친근하고 주거 여건이 편리해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그에 따라 크고 작은 말썽도 늘고 있다. 층간소음, 주차난, 전기차충전 전쟁 등 여러 문제 가운데 아마도 월패드 해킹만큼 불안한 것은 없을 것이다.2021년 한 해커가 아파트의 홈네트워크를 중앙관리하는 서버와 각 세대의 월패드를 해킹해 거실의 사생활을 촬영한 사건이 있었다. 이를 통해 CCTV, 지하 주차장 등의 상황을 알 수 있고, 승강기 호출, 현관문 개폐, 가스차단기와 가전기기 제어 등도 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고 프라이버시 보호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이후 정부와 보안업계에서 홈네트워크의 보안 문제를 논의했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합동으로 2021년 12월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을 개정해 2022년 7월 시행하도록 했다. 이에 발맞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023년 1월 ‘공동주택 홈네트워크 시스템 보안 관리 안내서’를 발간하고, 9~11월까지 ‘아파트 보안 자율점검’ 일반교육도 시행했다.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입주민의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다. “가정의 TV가
전문가 기고
유상선 교수
호수 1352
2024.03.0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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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과 산업재해가 계속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학창 시절 교과서로 배웠던 ‘직업의 의의’가 기억난다. 그것은 경제활동을 통해 개인의 생계를 꾸려감과 동시에 자아실현과 발전을 위한 장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시돼 있다. 우리가 배운 직장이라면 괴롭힘과 산재가 아주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매우 특이한 사건이어야 한다. 그러나 교과서와는 달리 현장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최근에도 눈길을 끄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기사가 있었다. 지난해 3월 관리사무소장의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대치동 A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산업재해가 인정됐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앞서 유족 측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하면서 제출한 의견서에서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3개월 초단기 근로계약으로 인한 불안한 고용환경, 열악한 휴식공간에 더해 소장의 괴롭힘으로 인한 직장 내 갑질이었다”고 호소했다. 고인은 사망 전에 동료들에게 “관리반장직을 내려놓게 하는 등의 소장 갑질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고 있어 힘들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소장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고
전문가 기고
박수현 변호사
호수 1352
2024.03.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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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은 공동주택과 마찬가지로 주거용으로 이용되고 공동주택과 유사한 방식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오피스텔의 관리비는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관리도 부실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원칙적으로 오피스텔 입주민들이 자치적인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입주민의 무관심과 법적, 기술적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그런 해결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국가나 지자체가 적극 행정을 통해 입주민들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공정하게 오피스텔을 관리하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다만 국가나 지자체의 도움이 입주민들의 자치역량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국가나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임시관리인제도의 활성화다. 오피스텔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일단 관리인이 선임돼야 한다. 관리인은 오피스텔 구분소유자의 대표자인데, 대표자가 선출돼야 관리비도 징수할 수 있고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관리인이 선출돼야 구분소유자들에게 관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관리인을 선임하려면 관리단 집회를 개최돼 선임을 위해 결의를 해야 한다. 그런데 관리인이 없는 상황에서 구분소유자들이 관리단 집회를 준비하는 것은
전문가 기고
김영두
호수 1351
2024.03.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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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생활용품점에는 없는 게 없다. ‘이런 것도 여기서 팔아?’ 할 정도다. 다양한 품목들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으니 가끔 들러 새로운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얼마 전 사무용품을 사러 잠시 생활용품점에 들렀다. 나이가 지긋하신 노부부께서 점원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고 있었는데, 가만 들어보니 모서리 보호대를 찾는 것이었다. 제품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어떤 것을 사야 할지 몰라 직원에게 도움을 구하는 중이었다. 안타깝게도 물건을 진열하느라 바쁜 직원이 제대로 추천해 주지 못하고 있어 서로가 난감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게 재질과 모양마다 장단점이 있어 고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활용품점에서 저렴하고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모서리보호대의 종류와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자. 집 안에는 이상하게도 오가며 자주 부딪치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낮은 탁자의 모서리나 어중간한 높이에 달린 수납장 모서리처럼 말이다.모서리 보호대의 주요 기능은 가구나 벽체마감 등 날카로운 모서리 부분을 감싸서 사람들이 부딪쳤을 때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다. 갓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아이가 넘어지며 다치는 것을 방지해준다. 아이들은 걷는 게 서툴기도 하고 신체적으로
전문가 기고
조현주
호수 1351
2024.02.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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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간 대낮에 중학교 때 은사님과 함께 ‘빼갈’을 마셨다. 빼갈을 마시자는 건 선생님의 제안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그분 나름의 배려였다. 얼마 전에 나는 한국아파트신문의 칼럼에 옌타이 고량주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썼던 적이 있다. 그분이 포털사이트에서 내 이름을 검색하다가 마침 그 기사를 읽으셨다고 했다. “여행은 모름지기 연애와 같이 유쾌한 것이라야 한다.” 53년 전, 선생님이 국어 시간에 해 주셨던 말씀이다. 나는 이 말을 평생 기억하며 살아왔다. 유쾌해야 할 것은 비단 여행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하나의 긴 여행인 셈이니 말이다.글쓰기와 관련해서 이런 말씀도 하셨다. 여성들의 화장을 눈여겨보라고. “잘한 화장이란 마치 안 한 것처럼 한 화장”이라면서 화장품을 덕지덕지 발랐다고 해서 예뻐지는 건 아니니 글쓰기를 할 때도 지나치게 꾸미면 좋지 않다고 하셨다. 수식어나 미사여구를 남발하지 말라는 뜻이었다.그땐 잘 몰랐다. 어린 마음에 그저 멋있게만 들렸던 선생님의 말씀이 장차 내 정서의 토양이 될 줄은.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내가 국어와 글쓰기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이나 나중에 고
전문가 기고
임대배
호수 1351
2024.02.24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