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내 오늘밤도
그대 찾아 길 떠납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자던
원이아빠!
지금
어디로 가시는 건가요.
내 검은 머리로
육 날 미투리를 삼아준들
차마, 떨치고
어디로 가시는 건가요.
그대 아들
원이가 여기 있고
따라가지 못한 제가 여기 남아 있는데
날 뿌리치고
도대체 어디를 가시는 건가요.
기어이 가시는 건가요.
✽1998년 4월 경북 안동시 정상동 이응태(1556~1586)의 무덤을 이장하던 중 관 속에서 발견됐다. 남편과의 사랑을 절절하게 표현한 원이 엄마의 편지 내용이 420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 우리들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줬다.
박영수
kslee@hapt.co.kr